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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친구들에겐 버텨낸 시간, 가족들에겐 헛되이 내다버린 시간. 또 올림픽 한 번이 돌아올 주기. 출소한 지 사 년이 되었지만 스스로가 복역 중 적법한 방식으로 탈출하지 못한 등신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막 나왔을 때나 지금이나 같은 생각으로, 나쁜 사람들은 여전히 그쪽이 맞았지만 모자란 것도 역시 내 쪽이었다. ’남들 다 하는 거‘ 가지고 아무런 대책 없이 얻어터지기만 했으니.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뭐가 모자랐는지조차 몰랐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알긴 한다는 것이다. 사 년동안 내가 직접 사람들을 보내고 맞이하고 겸상하고 동침하면서 배우고 쌓으려 스스로 노력한 덕이며, 이 경험과 정보들은 억만금만큼이나 소중하다.

그래서인지 올 일월의 공기는 출소부터 지금까지 맞았던 것들 중 제일 가볍고 맑다. 움츠려든 어깨도 잔뜩 찌푸린 인상도,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 펼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내가 아주 오래 전 추위를 버텨낸 방법이기도 하다. 잊고 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머릿속에 다시 찾아왔다. 이걸 포함해서 여러가지가.

함부로 희망차다고 설레발치진 않으련다. 하지만 무언가 다를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 이걸로 충분하지. 후회를 하지 않으려고 기대를 뿌리째 뽑아버린 적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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