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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백〉
미디어결과물의 형식을 불문하고 책상 앞에 틀어박혀 작업에 매진해야 하는 창작자는,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담아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방에 갇혀 버려 세상과 멀어지게 된다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이 만화 기반 영화는 창작자들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만화를 왜 그려?’ 하는 작중의 질문에 누가 구원자고 피구원자인지 선뜻 단정하기 힘들 만큼 깊은 유대를 나누는 주인공들 간의 관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답한다. 바로 연결이 안겨 주는 의미다.
모든 창작물의 존재 의의는, 느끼는 바가 다를지라도 우리가 같은 것을 보고 향유하고 있다는 유대감을 안겨 줌에 있다. 그런데 정작 만드는 사람들이 그것을 놓쳐서야 되겠는가. 같이 그림을 그리고 보여 줄 수만 있다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이고, 반대로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면 온 세상을 잃은 것만 같을 것이다.
창작은 영화에서 비춰진 모습과는 달리 고통으로 가득하다는, 프로 만화가인 원작자도 뻔히 알 터인 사실마저 잠시 제쳐 두고 만화 그리기를 낭만화하면서까지 이 영화는 바람을 전한다. 만들 것이라면, 보여 주기를. 그리고 혼자 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