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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올해의 영화〉

올해 첫 관람 영화가 <듄: 파트 2>였다. 그 유명한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영화를 목도하고 나왔다. 마치 놀이공원 어트랙션 하나를 탄 것 같은 정도의 몰입감이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까지 그 여운이 남지는 않았다. 그때 무언가가 빠져 있었는지 최근에야 알았다. 연결과 유대감이었다.

영화와 극장은 ‘이건 얼마나 잘 만들었나’ 하고 잣대를 들이밀고 재단할 작정으로 혼자 심드렁한 표정을 하며 보러 간 곳은 게 아니다. 변한 소리일지 모르지만 그 사실을 되새겨 준 작품들이 올해는 유독 인상 깊게 다가왔다.

<데드풀과 울버린>에서 웨이드가 친구들이 담긴 사진 한 장을 가리키며 “내 세상 전부가 여기에 있다”고 칭하는 순간, 세상을 구한다는 현실감 없는 대의가 지극히 사적인 일로 변모하며 몰입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을 때, <빅토리>에서 필선과 아빠가 평소에 표현하진 못했지만 서로 아끼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날 때, 그리고 이번 <와일드 로봇>에서 아무리 살벌한 세상이라도 가족을 이루고 공동체를 함께 이끄는 것보다 중요한 임무는 없다는 것을 알려 줄 때.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실 줄곧 그런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남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인사이드 아웃 2>가 극에서 부모님을 제쳐 놓기로 한 선택은 최악의 결정 중 하나였다. 비록 아끼고 재단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는 등의 얘기들이 무색해지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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