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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지 않는다
단상고름내가 지독하다. 꿈자리로부터 도망친 당신은 온몸으로 현실을 마주한다. 메마른 피부와 내려앉은 피딱지는 간지럼부터 따가움까지의 단계별 통각으로 신경 하나하나를 자극하며 떨어져나가며, 그렇게 떨어져나간 각질이 솜털과 맞닿음을 당신은 느낀다. 그리고 먼저 맞닿아있었음 역시 느낀다. 당신은 배가 고프다.
사람들은 개방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기를 점점 꺼린다. 각 서사와 서사 사이 잠깐의 교차를 통해 인격을 해석하고 재단한다. 취향과 기호는 해체에 이어 파쇄되기 이른다. 그들이 좋아하고 아끼기에 그들을 설명하던 것은 산산조각나고, 왜곡된 방식으로 꼬리표가 붙어버려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을 대표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온전히 보여지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희박한 일임을 안다. 사람들은 마음을 걸어잠근다.
나는 배가 고픈 것 같다. 나는 땀에 젖은 피부와 떨어져나간 살점이 괜시리 찝찝한 것 같다. 고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나는 숨이 가빠오는 것 같다. 나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다. 나는 약을 먹어야 할 것 같다. 나는 냄새가 더 또렷이 맡아지는 것 같다. 나는 벗어날 힘이 없다. 나는 질끈 감긴 눈을 뜨지 않는다.